쿠사마 야요이라고 하면 물방울무늬, 호박 등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쿠사마의 작품에서 물방울은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녀의 강박신경증이 작품에 어떤 영향을 주었고 그것이 어떻게 작품으로 표현되었는지 알아보자.
쿠사마 야요이의 일생
- 1929년 일본 나가노에서 부유한 가정의 4남매 중 막내로 출생
어린 시절 지속되는 전쟁을 겪으며 정신질환을 앓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의 어머니는 그것을 병이라 인식하지 못하고 교육 부족이라고 여겨 매질을 하였다. 쿠사마는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어린 시절을 보내며 정신질환이 악화되었다.
- 1958년 일본을 떠나 뉴욕에서 본격적인 작가 생활
당시 그는 다른 어떤 여성 미술가들보다 팝 아트 양식에 가까웠지만, 여성이자 비서구인이라는 점 때문에 주류에 속하지 못했다. 그러나 바로 이런 이유로 그는 남성이 주도하던 팝 아트에 대해 날카롭고 위트 있는 관찰을 할 수 있었다.
- 1973년 이후 다시 일본으로 건너와 지금까지 도쿄의 정신병원에 입원 중이며 병원 맞은편에 작업실을 마련해 작품 활동을 계속해서 하고 있다. 완고하고 보수적인 어린 시절의 가정환경에서의 정신적 환각 증상과 병에 대한 이해가 없는 어머니로부터 받은 정신적 고통은 쿠사마 야요이 에게는 평생 정신적 질환이 되었다, 그녀의 작업은 이런 한 어린 시절의 정신 강박 증세에 기인하는 것으로 그녀에게 예술 표현은 절실한 삶의 길이고 하나의 정신적 치료요법이었다.
그의 작업은 그의 정신적인 증세와 집착에 바탕을 두고 있다.
쿠사마 야요이의 강박신경증과 환영
그녀는 10살 때 처음으로 환영을 경험하기 시작했는데 식탁보의 빨간 꽃무늬 패턴을 보고 나면 그 잔상이 망막에 오래도록 남아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색의 파편들이 온통 뒤덮여 그 속에 파묻혀 버린 듯한 느낌이 들곤 했었다고 한다. 쿠사마 야요이는 강박신경증 정신병을 앓고 있었던 것이다. 강박신경증은 강박관념과 강박행위를 반복하고 지속하는 신경증이다. 원하지 않으면서도 저지할 수가 없어 지속적으로 반복하여 의식하는 고통스럽고 불합리한 관념, 영상 및 충동이다. 강박관념을 일으키는 동기는 의식해서는 견딜 수 없는 충동이나 소원으로서, 잠재하고 있는 죄악감 등이다.. 그래서 무의미하고 불합리함을 알면서도 강압에 의하여 반복해서 수행하는 어떤 행동을 말한다. 강박 증과 집착은 창작활동과 맞물릴 때 종종 긍정적인 방향으로 승화되는데, 야요이 쿠사마도 이 경우였다
언뜻 보기에 가볍고 경쾌하게만 보이는 쿠사마 야요이의 물방울무늬의 작품 속 끊임없이 계속되는 동그란 점들은 쿠사마의 강박증세가 빚어낸 예술이 담겨 있다. 거울·풍선·마카로니·헝겊·오브제 등 모든 매체를 동원하여 그의 반복·집적을 과장해 갔고, 작업의 폭은 더욱 넓어지게 된다. 광기는 때론 창조적 정신이 지닌 특별한 자산의 하나로 여겨진다. 그러나 미쳤기 때문에 천재인 것은 아니다. 다만, 환상을 가질 수 있는 힘들을 해방시키고, 자극하게 한다.
쿠사마 야요이 작품의 특징
1. 무한한 반복
쿠사마는 항상 같은 패턴의 반복과 그러한 반복의 발전으로 인한 집적을 보여준다. 반복은 그의 작업의 매우 중요한 구성의 요소이다. 1960년대의 동시대의 Pop아티스트와 마찬가지로 쿠사마도 반복(repetition)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반복은 그녀의 예술적 특성이라 할 수 있는데, 연약하고, 집요할 정도로 구성된 작품은 오늘날까지도 젊은 예술가들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2. 무한공간
무한이라는 개념은 광기를 중심으로 펼치는 쿠사마의 작품 속에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무한의 사다리(2000)는 사다리 양끝에 거울을 설치하여 마치 한쪽 끝은 땅속 깊숙이 박혀있고 또 다른 한쪽은 무한히 하늘을 향해 치솟는 시작도 끝도 없는 사다리를 형상화한다.
3. 물방울무늬와 그물망
환영이 나타나던 시기부터 그녀를 따라다니던 물방울무늬는 끝없는 점이 되어 자신을 둘러싼 모든 물체에 찍힌 것처럼 보인다. 쿠사마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생물유기체적 형태와 강박적인 물방울무늬에 대한 집착은 그의 불안정한 내면세계를 반영한 것이다. 세상의 모든 사물을 덮어버릴 듯 맹렬하게 퍼져나가는 원색의 물방울무늬 또는 그물망은 곰팡이가 증식하는 모습을 닮았다. 쿠사마의 작품은 강박과 불안 속에서 싹튼다. 그가 즐겨 쓰는 기묘한 형태는 반복적으로 사용되면서 규칙적이고 안정된 세계의 구축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4. 심리 공간의 확장
그녀의 작업은 눈이 어지러울 만큼 명도 대비와 착시효과를 강조한다. 이때 관람자는 현미경으로 본 세포 속에 자신이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이와 같은 시각적 효과는 그림을 통해 지각되는 심리적 공간을 확장시킨다. 즉, 반점들이 평면회화 위에서만 머물지 않고, 비일상적이고 기괴하고 생경한 심리충격으로 다가오게 된다. 그녀는 또한 패션이나 미술계에 널리 알려진 사진가들로 하여금 이들 작품을 배경으로 다양한 포즈를 취한 자신의 모습을 찍도록 했다. 사진은 성적으로 고정된 자신의 한계를 확장시키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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