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즈 부루주아(Louise Bourgeois)는 한국에서도 대규모 전시를 한 바 있고, 현대미술의 대모라 불릴 만큼 국제적인 확고한 지명도 있는 작가이다. 한번쯤 거대한 거미 조형물을 사진으로나 실제로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바로 루이즈 부루주아의 대표작품이다.
루이즈 부루주아의 작품세계
부르주아의 작품세계의 근원은 자전적인 것에서 찾을 수 있다. 그녀의 어린 시절 기억의 공간 속에는 권위적인 바람둥이 아버지와 언제나 조용히 인내하는 어머니, 성적(性的)으로 문란한 언니와 그리고 사디스틱한 성격의 남동생이 있다. 상처 받기 쉬운 신체와 성에 대한 관심을 두고 어린 시절 상흔의 기억으로부터 잉태된 예술을 만들어 나갔다. 자전적 기억에 대한 자신의 체험들을 진솔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현실의 문제점들을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그 원인을 찾아내고 또한 극복하고자 했다. 어린 시절 기억의 재현을 위해 신체와 집의 이미지를 계속 사용하였다.
어린 시절 루르주아의 부모는 태피스트리 복원에 종사했다. 부모를 도우며 성장한 그녀의 경험은 최근 헝겊을 이용한 조각과 바느질 작업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헝겊을 바느질하여 만든 작품들, 헝겊을 누더기처럼 기워 만든 상처 입은 신체들은 존재의 비참함과 함께 나약하고 손상되기 쉬운 육체의 가련함을 보여준다. 이 작품들에서 바느질은 유익한 것, 즉 봉합·치유를 상징할 수도 있으나 임의성·한시성, 즉 언제 다시 실밥이 터져버릴지 모르는 불안함에 대한 경고일 수도 있다.
<밀실>에서 그녀는 분홍색의 조각난 천들을 꿰매어 3개의 머리가 달린 사람의 토르소를 만들어 설치하였다. 상처 받기 쉬운 신체와 성에 대한 그녀의 작품은 시간과 기억의 공간에서 끌어올린 파편들이다. 분홍색의 조각난 천들은 바느질에 의해 이어지는 치유의 한 과정이다. 실제적으로 1990년대 이후의 그녀의 바느질 작업은 실과 바늘의 상징적인 요소를 많이 갖고 있다. 섬유조각에서 바느질은 곧 치유 행위를 상징하고 천 조각을 이어 붙인 인체상은 화해와 통일, 회복을 뜻한다.
거대한 거미를 형상화한 <마망 Maman>
마망 Maman은 프랑스어로 엄마를 의미한다. 이 작품은 높이가 무려 9.25m에 달하며 총 6개가 있다고 한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태피스트리를 복원하며 늘 실과 함께하는 모습은 본 부르주아는 거미가 거미줄로 집을 짓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여 어머니를 청동 거미로 상징화했다고 한다. 거대한 청동 거미상은 아버지에 대한 불신과 두려움, 어머니에 대한 연대감 등 유년의 기억을 토대로 모성과 경외감, 두려움을 거대한 크기로 표현하였다. 몸을 지탱하는 가늘고 약한 다리와 배에 달린 알은 두려움을 조금 완화시켜준다. 가느다란 다리는 불안한 내면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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