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바르트 뭉크의 '절규'와 '사춘기'

노르웨이 출신의 화가 뭉크(1863-1944)는 두려움, 고뇌, 질투, 분노 등 내면의 세계를 제대로 표현할 줄 아는 화가였다. 그는 불타는 영혼과 무기력한 절망, 공포를 그림으로 옮겼다. 뭉크의 대표작 '절규'와 '사춘기'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뭉크의 '절규'

이 작품은 너무나도 유명하여 모르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수없이 많이 패러디되기도 하여 뭉크의 절규라고 검색만 해도 다양한 이미지들이 쏟아진다. 양손으로 귀를 막고 절망과 소외로 가득 찬 한 남자의 일그러진 얼굴은 죽음 앞에서의 공포 때문이다. 십자가 모양으로 단순화된 배들은 공통묘지를, 해변의 구조는 묘지 옆의 교회를 연상시킨다. 배경의 곡선이 갖는 평평한 느낌과는 달리 급격하게 기울어진 사선은 보는 사람에게로 금새라도 돌진할 듯 불안감을 고조시킨다. 이 작품의 변형은 무려 50여종이 될 정도로 뭉크가 애착을 가진 테마이다. <절규>는 스트레스, 긴장, 좌절, 공포, 절망 등을 가장 표현적으로 그린 뭉크의 상징과도 같은 유명한 그림이다. 역동적인 색으로 자연의 꿈틀거리는 속성을 표현했고 그것은 곧 자신의 내면세계임을 강조하였다. 

<절규the Scream>1893, 하드보드에 유채 파스텔, 물감, 91x73.5cm, 오슬로 국립미술관

뭉크의 그림에 등장하는 가면과도 흡사한 사람의 얼굴은 극적 장면과 상징주의 효과를 고조시킨다. 영화<나 홀로 집에>의 포스터나 영화 <스크림>에서 사용된 할로윈 가면 등은 뭉크의 절규에서 따온 이미지들이다.  <절규>에 나타난 그의 불안은 인간의 근원적 감성적 의식에 집착한 것이었다. 그는 키에르 케고르의 <불안의 개념>을 실재로 탐독했었다. 어떤 대상에 대한 공포와는 달리 불안은 무에서 비롯되는 인간의 본성을 위협하는 근원적인 의식 또는 정서이다. 따라서 불안은 파악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집착하면 할수록 인간은 그만큼 더 무기력해지기 마련이다. 인간은 어디를 향해 가는가? 뭉크의 근원적 의문과 불안이 이 작품을 그리게 한 것이다.

 

 

 

뭉크의 '사춘기'

뭉크의 작품을 흐르는 공포감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사람들은 어린 시절 겪은 2번의 죽음 때문이라고 한다. 뭉크는 어린 시절 어머니와 누나 소피를 폐렴으로 잃었다. 뭉크가 예술가로서 그가 처음 그린 것이 바로 15의 나이로 죽음을 맞는 그의 누나 소피였다. 뭉크는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에 빼앗기고 자신도 끊임없이 죽음의 공포속 에 살았다. 뭉크의 아버지는 종교적으로 매우 엄격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성인이 된 후에도 오슬로 전람회에 전시된 최초의 누드화인 <사춘기>를 아버지가 볼까봐 덮개를 씌어 놓았다는 일화가 있다. 

 

뭉크의 사춘기<사춘기 Puberty>1894~1895, 캔버스에 유채, 151.5x110cm, 오슬로 국립미술관

뭉크의 <사춘기>에는 사춘기 소녀의 불안과 공포가 잘 담겨있다. 소녀가 사춘기를 겪으면서 느끼는 복잡한 감정과 신체변화를 강렬한 색채와 붓터치로 표현했다.  소녀는 구부정한 자세와 긴장된 표정으로 앉아있다. 팔로 몸을 가리면서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고 그녀의 뒤쪽에 드리운 짙은 그림자가 불안을 잘 나타내 준다.  이것은 소녀만의 것이 아니라 작가의 불안과 공포이기도 하다.